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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Vol. 346

예술, 삶을 채우는 행복의 조각

예술배움┃국립극장 전통예술아카데미

‘하나, 둘, 셋…’ 구령에 따라 수강생들이 소고를 두드리며 아름다운 곡선을 그려낸다.

삶의 고된 짐을 잠시 내려놓고 예술을 통해 행복을 채워가는 곳. 국립극장 전통예술아카데미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청량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어느덧 국립극장에도 가을이 찾아왔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기분 좋은 바람을 느끼며 국립극장 주변을 여유롭게 산책했다. 그들의 나른한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 곳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앞. 열린 문 사이로 경쾌한 소고 장단이 울려 퍼지고, 색색깔의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수강생 다섯 명이 역동적이고 빠른 동작을 부드럽게 이어가며 춤을 추고 있었다. 눈을 떼기 힘든 아름다운 춤사위. ‘국립극장 전통예술아카데미’ 소고춤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국립극장 전통예술아카데미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전통 공연예술 교육프로그램으로 무용·소리·타악 각 부문 국내 최고 예술가가 강사로 참여한다. 특히 무용 부문은 일반·고급 과정으로 나눠 역량에 맞게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학기 일반 과정에서는 입춤이, 고급 과정에서는 태평무·소고춤·부채산조·승무반이 운영됐다. 소리 부문은 판소리 A·B 총 2개 강좌가, 타악 부문은 사물놀이 강좌가 마련됐다.

 


무용 수업의 쉬는 시간이 되자 수강생들이 환히 웃으며 극장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땀방울이 맺힌 얼굴에 연신 손부채질을 하면서도 재미있다고 말한다.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됐지만 모두 친구처럼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눴고, 수강생은 강사에게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고민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10분 후 다시 시작된 수업에서는 최종실 강사가 완성한 ‘최종실류 소고춤’이 이어졌다. 소고놀이의 춤사위와 가락을 짜임새 있게 구성해 복원한 ‘최종실류 소고춤’은 전통예술 분야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수많은 예술인에게 전승되고 있다. 연습이 진행되는 동안 최종실 강사는 소고를 든 손의 방향부터 옆으로 이동하는 발의 보폭까지 수강생들이 보완할 점을 꼼꼼하게 잡아냈다. 그의 지도만큼 수강생의 열정도 뜨거워,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주저하지 않고 강사에게 도움을 청했고 최종실 강사는 기꺼이 다가가 직접 춤 동작을 해 보였다.


지친 기색 없이 신명 나게 춤추는 수강생들을 보며 문득 궁금해졌다. 이들은 어떻게 국립극장에서 전통예술을 배우게 된 걸까. 소고춤 수강생 장윤의 씨는 정년퇴직 후 적절한 문화생활을 찾던 중 국립극장 전통예술아카데미와 만났다고 전했다.

“소고춤을 꼭 배워보고 싶었어요. 배운 적은 없는데 고급 과정 수업밖에 없어 무척 고민했죠. 최종실 선생님께서 함께 해보자고 용기를 주셔서 도전했습니다. 역동적인 동작이 특징인 소고춤은 한번 추면 땀이 굉장히 많이 나는데요, 힘들기보다는 개운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어요.(웃음) 정말 매력적인 춤이에요.”


오후 3시부터 두 시간가량 진행된 소고춤 수업이 끝나자 뒤이어 부채산조 수업이 시작됐다.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수강생들은 명상을 하거나 요가로 몸을 풀며 수업을 기다렸다. 이내 조흥동 강사가 들어오자 단모리장단에 맞춰 부채산조 연습이 시작됐다. 수강생 여섯 명이 동시에 부채를 펴고 동작을 취하는 모습은 그동안의 연습량을 실감하게 했다. 조흥동 강사는 수강생을 두 조로 나눠 동작을 자세히 살폈고, 입춤을 담당하는 윤성철 강사는 수강생들의 동작 중에서 교정이 필요한 부분을 하나하나 바로잡아 주었다. 수강생들은 손짓은 물론 시선 처리까지 보완하며 완벽한 무대를 향해 나아갔다.


열띤 수업 현장을 지켜보던 필자도 어느새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고 있었다. 국립극장의 전통예술아카데미 수업 일정은 후반부에 접어들었고, 수강생들은 오는 11월 11일에 있을 수료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전력을 다해 즐기는 이들과 그를 힘차게 밀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단풍과 더불어 국립극장을 물들이며 계절과 함께 깊어갔다. 11월, 국립극장에서 펼쳐질 전통예술의 아름다운 향연을 어서 만나보고 싶다.

 

박효린 좋아하는 것을 힘껏 좋아하기 위해 이불 밖으로 나온 기획자
사진 전강인

 

국립극장 전통예술아카데미
국립극장 전통예술아카데미는 전통예술의 보급 및 저변 확대를 위해 2008년 신설된 후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는 장수 교육 프로그램이다. 무용·소리·타악 총 3개 부문 8개 강좌로 구성되며 각 부문 국내 최고 예술가들이 강사로 합류해 수강생의 만족도를 높여왔다. 올해 무용 부문은 고선아(태평무)·최종실(소고춤)·조흥동(부채산조)·채상묵(승무)·윤성철(입춤) 강사가 담당했으며, 소리 부문은 김유경(판소리A)·박애리(판소리B) 강사가 지도했다. 타악은 국립국악관혁악단 연제호 단원(사물놀이)이 강사로 참여했다.
문의 국립극장 예술교육팀 02-2280-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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