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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1월호 Vol.348

6인 6색 우리 춤의 매력

프리뷰┃국립무용단 '설·바람'

 민족 최대 명절인 설에 건양다경(建陽多慶)의 마음을 담은 한국무용 무대가 펼쳐진다.

우리 춤의 멋스러움을 만끽하며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를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맞이해 보는 건 어떨까.

 


국립무용단의 명절 시리즈는 추석이나 설 같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을 맞아 가족·연인·친구 등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춤 소품을 선별해 선보이는 기획이다. 국립무용단 예술감독과 단원들이 다양한 전통춤을 동시대적인 창작으로 재구성하거나 재창조해 작금의 관객들이 한국무용의 흥과 멋을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신일(愼日)’ ‘미인도’ ‘한량무’ ‘평채소고춤’ ‘당당’ ‘북의 시나위’로 이루어진 여섯 편의 춤 소품은 전통을 근간으로 하지만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되고 재창조된 형태를 띠는데 더 정확하게는 국립무용단만의 스타일로 새로이 확립된 전통춤이다. ‘추석·만월’에 이어 ‘설·바람’의 연출을 맡은 정종임은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대표로 어린이극과 가족극을 다수 만들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춤과 국악이 함께하는 대중친화적인 공연을 전개한다.


‘설·바람’은 명절 연휴의 끝자락인 2월 5~6일 낮 3시에 공연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공연예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고 향유 기회를 넓히기 위해 공연하는 이른바 마티네(낮 공연)의 일종이다. 2018년 ‘추석·만월’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

 

전통춤의 동시대적 발견
‘설·바람’을 장식하는 여섯 편의 춤 중에서 우선 지난가을 ‘추석·만월’에 소개돼 호응을 이끌어낸 ‘미인도’ ‘북의 시나위’, 두 편의 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조흥동류 산조춤을 근간으로 한 ‘미인도’(윤성철 재구성·안무)는 가야금산조 선율을 타고 노니는 듯한 춤이 인상적이다. 유려하게 이어지는 춤사위는 다양한 진을 그리며 무대를 장식한다. 이러한 군무에서는 각 무용수가 자신의 위치에서 제 몫을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 사람이 아닌 ‘모두’로 빛나야만 하는 공연이기 때문이다. 또, 모두가 한마음으로 일정한 리듬에 동일한 동작을 구현하기 위해 그 가운데 중심을 잡아줄 누군가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김미애 단원이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일사불란한 대열과 다양한 춤사위를 이끄는 그녀에게서 오랫동안 부동의 주역으로 활약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북의 시나위’는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김상덕의 안무작으로 거의 모든 출연진이 등장해 사물놀이 장단에 맞춰 갖가지 타악을 활용한 춤을 보여준다. 승전고·진도북·장고·소고를 든 20명 내외의 무용수와 함께 열두발 상모·사물놀이·태평소 등이 한데 어우러져 화합의 한마당을 펼친다. 빠른 리듬으로 몰아치는 듯한 역동적인 춤사위가 강렬한 피날레를 이룬다.

 

네 개의 소품으로 만나는 전통춤의 변주
여기에 주목해야 할 네 편의 신작이 더해진다. ‘신일(愼日)’ ‘한량무’ ‘평채소고춤’ ‘당당’이 새로 가세해 전통춤의 색다른 변주를 기대하게 만든다. ‘신일愼日’은 무당춤에 일가견이 있는 장현수가 안무한다는 이유로 벌써부터 이목을 집중시킨다. 본래 신일은 근신하며 경거망동을 삼가는 날이란 뜻으로, ‘설날’을 이르는 말이다. 묵은해가 지나가고 새해가 시작되는 설에 무사평안의 한 해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 관객들의 안녕과 태평을 기원하는 무대를 마련한다. 남자 왕무당을 받쳐주는 역할이긴 하지만, 장현수가 오랜만에 무당춤 작품에 출연한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다.


대표적인 남성무인 ‘한량무’는 황용천의 안무로 재탄생한다. 선비의 의연한 기품과 내적 자유로움을 나타내는 절제된 춤사위로 정중동(靜中動)의 진수를 보여줄 것이다. 고난을 꿋꿋이 견디고 이겨내는 선비의 절개와 기개를 표현하는 춤이 거문고·대금 연주와 어우러져 명징한 인상을 심어준다.
정관영은 신작 ‘평채소고춤’이란 작품을 내놓는다. 여기서 평채란 정관영이 자문자답을 통해 스스로 만든 호흡법으로 이러한 평채 호흡을 응용한 여러 형태의 힘 있는 춤사위가 소고의 겹가락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사물 반주와 태평소 가락까지 더해져 신명을 돋운다.


송지영 안무의 ‘당당’은 섬세함과 우아함이 돋보이는 새로운 형태의 민속춤을 제시한다. 맑고 영롱한 방울소리에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여성 군무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거문고·양금·장고 등으로 연주되는 반주까지 더해져 관객에게 미적 쾌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닷새 정도 이어지는 설 명절 연휴의 끝자락에, 전통춤을 재창조한 한국무용의 멋과 흥에 흠뻑 젖어드는 것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특히 새로운 시작을 위해 액을 쫓고 운을 부르는 기원의 춤이라는 기획 의도를 가지고 있는 만큼 가족·연인·친구가 삼삼오오 모여 기해년 황금돼지 해를 맞이하는 마티네 공연을 즐겨보면 어떨까.

 

심정민 무용평론가이자 비평사학자. 한국춤평론가회 회장과 고려대학교 연구교수를 역임한 바 있으며 여러 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 ‘무용비평과 감상’과 ‘새로 읽는 뉴욕에서 무용가로 살아남기’ 외 다수가 있다.

 

국립무용단 ‘설·바람’
날짜      2019년 2월 5일(화)~6일(수)
장소       국립극장 하늘극장
관람료    전석 3만 원
문의      국립극장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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