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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7월호 Vol.354

여우락의 숨은 보석, 여우별을 만나다

SPECIAL┃여우별 탐방기

초록이 남산을 뒤덮고 아스팔트 위로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이 오면 국립극장은 여우락 페스티벌로 떠들썩해진다. 여기에 똑같이 티셔츠를 맞춰 입고 시끌벅적한 축제에 활력을 더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여우별’이라 불리는 서포터즈다. 여우락 페스티벌 10주년을 맞아 축제의 숨은 보석, ‘여우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여우락 페스티벌을 빛내는 또 하나의 ‘별’
2012년은 여우樂(락) 페스티벌(이하 여우락)에 매우 특별한 시기다. 국립극장을 대표하는 우리 음악 페스티벌로 성장하기 위해 꿈틀대던 태동기를 지나 말 그대로 ‘쑥쑥’ 성장한 해이기 때문이다. 기간·장소·참여 아티스트가 2배 이상 늘었고, 첫 예술감독도 선임됐다. 다양한 기획과 콘텐츠의 만남으로 성장한 여우락에 그만큼의 비타민이 필요했으니, 바로 젊은 에너지다. 그렇게 2012년 여름, 여우락 서포터즈 ‘여우별’이 탄생했다.
‘여우별’이라는 명칭은 서포터즈에게 지원의 의미보다는 페스티벌의 일원으로서 소속감과 책임감을 부여하고자 2016년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이들은 이름에 걸맞게 로비와 무대 뒤를 오가며 여우락에 없어서는 안 되는 특‘별’하고 귀한 존재로 빛나고 있다.

 

올해의 슈퍼스타를 꿈꾸며
“여우별에 왜 지원했어요?” 대답을 잘 해야 할 것만 같은 이 질문은 여우별 채용 면접의 단골 질문이다. 어떤 일을 하고 싶어서 여우별을 지원했는지, 어떤 것을 얻어가고 싶은지에 대해 매년 기상천외하고 톡톡 튀는 답변이 가득하다.

 

“(심사하고 있는 PD를 가리키며) 저는 언젠가 그 자리에 앉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데 무대 공포증이 있어요. 이제는 무대 위가 아닌 뒤를 경험하고 싶어요.”
“문화 마케터가 되고 싶어요. 제 또래의 친구들에게 여우락을 알리고, 소셜 미디어에 생명을 불어넣고 싶습니다!”

 

5월 중순, 여우별 모집 공고가 국립극장 홈페이지를 비롯한 여러 온라인 페이지에 게시되면 다양한 이유와 사연을 가진 예비 여우별이 국립극장의 문을 두드린다. 매년 4~5명을 뽑는데 50명이 훌쩍 넘는 청년들이 지원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여우별의 선정 기준을 밝히자면 음악과 공연을 진정으로 즐길 줄 알고, 다른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는 성격은 물론이며 체력까지 겸비한 지원자가 우선순위다. 거기다 홍보?마케팅 업무 지원까지 도맡아 해야 하니 샘솟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따라서 매년 까다로운 조건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여우별은 그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슈퍼스타’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국립극장 여우락에서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간 여우별은 39명. 이제 막 선발돼 활동하기 시작한 2019년 여우별까지 포함하면, 10년간 총 44명에 달한다. 요즘은 공연 기획자나 문화 마케터를 꿈꾸는 학생들의 지원이 점점 늘어나는 만큼 여우별 출신 중에는 국립극장·한국문화예술위원회·SM엔터테인먼트·클립서비스·서울시립무용단(단원)·공연 전문 사진작가 등 문화예술계 곳곳에서 저마다의 몫을 해내고 있는 이들이 많다. 콘텐츠 제작부터 홍보·마케팅, 백스테이지까지 두루 경험할 수 있는 여우별 활동이 그들의 꿈을 현실로 바꾸는 데 자양분이 된 셈이다.

 

여우별은 언제나 분주하다
보통 여우별은 6월 초순부터 여우락의 마지막 공연이 끝나는 날까지 활동한다. 공연 준비 기간인 6월에는 여우락의 홍보·마케팅을 지원하고 소셜 미디어에 최적화된 아이디어를 화수분처럼 쏟아낸다. 가령 2018년 여우별은 ‘여우락이 뽑은 미슐랭’을 줄여 ‘여우랭’이란 타이틀을 만들고 국립극장 주변 맛집을 소개했다. 또 여우락 공식 상품을 홈쇼핑 형식으로 소개하기도 하고, 국립극장 오는 길을 영상으로 만들고 소셜 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소셜 미디어나 영상으로 검색하고 소통하는 현세대를 저격한 전략이었다. 이럴 때면 ‘아, 요즘은 이런 게 트렌드이구나’ 하고, 한 수 배우게 된다.

 

 

 


그들의 역할은 이게 다가 아니다. 홍보·마케팅의 최전방이자 최후의 보루인 이른바 ‘발로 뛰기’도 함께 한다. 2015·2016년에는 서울레코드페어에 부스를 마련해 여우락을 알리고, 매년 연남동이나 한남동 같은 이른바 핫플레이스를 돌며 카페와 음식점에 포스터를 붙이기도 한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쭈뼛거리던 이들이 어느 순간 누구보다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한다. “오늘은 성수동에 홍보하러 다녀올게요!”


뜨거운 여름과 함께 본격적으로 여우락이 시작되면, 이들은 더욱 분주해진다. 공연장 로비에서 직접 만든 수제 이벤트 물품을 들고 관객에게 이벤트 참여를 권유하고, 아티스트의 컨디션 향상을 위해 분장실도 정비한다. 간혹 자막 오퍼레이터로 변신하기도 한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여우락에 꼭 필요한 존재. 여우별이 없었을 땐 어떻게 공연을 운영했는지 생각조차 나지 않을 정도라면 그 돋보이는 활약상을 설명할 수 있을까.


치열한 경쟁을 뚫은 올해의 슈퍼스타! 올해도 어김없이 여우락을 빛내줄 ‘별’들이 탄생했다. 2019년 여우별은 6월 4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들은 예년과 달리 국립극장이 아닌 블루스퀘어와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를 종횡무진하면서 활약할 예정이다. 만약 당신이 여우락을 관람하러 왔다면 공연장 어디선가에서 뛰어다니는 여우별을 눈여겨봐주시길.

 

여우별을 통해 얻어가는 것들

“내 콘텐츠 제작의 시초가 돼줬던 활동은 여우별이었다.”
“무엇보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았다. 여전히 그들을 만나면 즐겁다.”

 

2018년 서포터즈 활동을 기록하던 여우별 개인 블로그 마지막 포스팅 내용이다. 여우락 기획자의 입장에서 두 달 남짓 활동하는 여우별을 보면 뿌듯하고 한편으론 책임감도 생긴다. 엄마의 마음으로 하나라도 더 쥐여주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그래서 여우별 활동이 끝난 후에도 멘토링·자기소개서 첨삭 등 매년 여우별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하나씩 마련한다. 물론 여우락에 참여한 경험과 함께한 동료 등 저마다의 수확이 있을 테지만, 국립극장에서 마련하는 소소한 프로그램은 한 해 열심히 봉사해준 여우별에 대한 일종의 예우이자 응원이랄까. 이 글을 보고 여우별에 ‘혹’했다면 주저 말고 2020년에 새로운 여우별에 도전하라. 여우락이 있는 한 여우별도 쭉~ 빛날 예정이니까!

 

안지선 국립극장 공연기획팀 PD. 3년째 여름휴가를 여우락에서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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