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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8월호 Vol.367

시대와 함께 변화를 추구하다

깊이보기 둘 | 국립국악관현악단 시즌 프리뷰

기본에 충실하되 도전을 멈추지 않고, 대중까지 아우르려는 노력.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이번 시즌 키워드는 ‘다채로움’이다  

2019-2020 시즌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젊은 작곡가의 국악관현악 작품 발굴(‘3분 관현악’), 곳간에 쌓인 명작에 기름칠을 더하는 재연 연주(‘격格, 한국의 멋’), 남북의 음악적 뿌리 모색(‘2020 겨레의 노래뎐’), 어린이 관객 개발(‘엔통이의 동요나라’), 일상과 국악의 접속(‘윈터 콘서트’와 ‘신년 음악회’), 대중 스타와 국악의 만남(‘정오의 음악회’) 등 다양한 기획 코드로 국악관현악 생태계에 다양성을 더해 왔다. 새 시즌에도 ‘새로운 변화’와 ‘시대적 적응’을 연료 삼아 엔진을 가열한다.

품격 있는 국악관현악, 포인트가 있는 기획 시리즈
2020-2021 시즌 초반인 9월과 10월은 관현악시리즈로 문을 연다. 시리즈의 첫 공연인 ‘2020 마스터피스 : 정치용’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지휘자의 존재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작곡가의 이름을 내세워 뜨거운 신작을 발표해 왔고, 지휘자를 앞세운 무대로 기존 작품을 명작으로 승격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 공연은 그간 위촉과 초연으로 쌓아놓은 남산의 곳간이 열리는 시간이다. 창단 20주년 기념공연 ‘리컴포즈’ 무대를 장식한 김택수?김성국의 작품,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최지혜의 작품, 리한우의 곡을 장식진이 재작곡한 작품 등이 정치용의 지휘를 통해 제련되고, 또 한 번 널리 퍼지는 시간이 될 것이다.
‘2020 마스터피스 : 정치용’이 ‘지휘자’에 방점을 찍었다면 두 번째 공연에는 ‘새로운 양식’에 방점을 찍는다. 바로 ‘국악관현악과 한국 합창 : 시조 칸타타’다. 지난 시즌 코로나19로 취소돼 아쉬움을 남겼지만 다시 돌아와 반가운 공연이다. ‘시조 칸타타’란 공연명임과 동시에 작곡가 이영조가 새롭게 표방한 장르명이기도 하다. 전통 성악 중 한 갈래인 시조時調와 서양 고전음악의 합창 장르인 칸타타Cantata의 교접으로 두 장르의 ‘차이’와 ‘공통점’ 속에서 새롭게 태어날 관현악 양식을 실험하는 시간이다. 오랜 시간 한국적 노래 찾기에 골몰해 온 이영조의 성악 예술을 독창·중창·합창 그리고 국악관현악을 통해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지휘자’와 ‘양식 실험’에 이은 세 번째 관현악시리즈는 ‘악기’에 방점을 찍는다. ‘대립과 조화 : 콘체르토’라는 공연명으로 펼쳐지는 협주곡 중심의 무대다. 서양에서 18~19세기에 전성기를 맞은 협주곡의 역사는 협연하는 독주 악기는 물론 함께하는 관현악 발전에도 큰 역할을 했다. ‘대립과 조화 : 콘체르토’에서는 네 곡의 새로운 협주곡을 선보인다. 한편 해오름극장이 리모델링에 들어간 사이 임시 거처로 삼은 롯데콘서트홀에서 치르는 마지막 공연이기도 하다. 롯데콘서트홀에 설치된 파이프오르간 협주곡으로 그간 쌓아온 시간에 이별을 고한다.

생애주기별 맞춤  공연
국악관현악단이라는 양식은 1960년대에 생겨났고, 1980~90년대에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인터넷 문화를 통한 여러 음악 장르의 도입과 다양화로 관객의 취향은 하나의 음악에만 머무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국악관현악단들은 각자의 기획력을 토대로 잃어버린 대중을 찾아 나서는 행보를 선보였는데, ‘정오의 음악회’는 2009년부터 11년간 꾸준히 이러한 역할을 해온 상설 공연이다. 대중가수·뮤지컬 배우·소리꾼 등이 출연하며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낯선 국악과 만난다?’라는 물음표와 의문을 가진 관객에게 색다른 음악적 느낌표로 답해 온 ‘정오의 음악회’. 이 공연은 2020년 9~11월과 2021년 4~6월 매달 포진해 있다. 특히 2020년의 10월은 100회를 맞이하는 시간이니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
어린이 음악회 ‘엔통이의 동요나라2’와 소년소녀를 위한 ‘소소 음악회’는 생애주기에 초점을 둔 공연이다. ‘엔통이의 동요나라’ 시리즈는 국립극장의 마스코트인 엔통이와 함께하는 어린이 음악회. 이번 무대는 표현이 서툰 여섯 살 교진이가 노래 친구 엔통이를 만나 악기나라로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로 아이들이 즐겨 부르는 동요를 국악기로 접할 수 있다.
‘소소 음악회’는 소년 소녀, 즉 청소년을 위한 기획공연이다. 사실 국악관현악단의 전성기인 1980~90년대에는 ‘청소년을 위한 ○○○’ 식의 음악회가 꽤 많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들의 존재를 망각하게 돼 국악계는 어린이나 실버 세대로 관객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청소년들이 무심코 대하는 문화에 얼마나 많은 국악의 파편이 숨겨져 있는지 알려주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엔통이를 보고 자란 아이가 성장해 ‘소소 음악회’를 그리워하고 청년이 돼 ‘정오의 음악회’를 본다는 상상이 가능한 기획이 아닐까 싶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관객음악학교’를 통해 교육기관의 역할도 수행한다. ‘악기포커스’는 악기를 처음 배우거나 취미로 다진 기량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시즌 악기는 해금이다. 또한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모여 국악관현악 무대를 만드는 ‘아마추어 관현악단’ 5기가 시작되며, 자신들의 활동을 보장해 달라는 ‘아마추어 관현악단’ 수료생들의 아름다운 항의(?)로 인해 1~4기 수료자를 한데 모은 ‘관객 관현악단’도 신설했다. 이처럼 ‘관객음악학교’는 국악기 연습이 취미인 이들에게 ‘관현악’과 ‘공연’도 취미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공연 단체 교육 사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창작의 씨앗을 틔우다
앞서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변화’와 ‘적응’을 연료 삼아 나아간다고 했는데, ‘창작’이야말로 그 엔진에 시동을 거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4월, 일주일 동안 진행되는 ‘이음 음악제’는 1995년 국립국악관현악단 창단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음악제이자, 리모델링 이후 다시 돌아온 해오름극장에서 자연음향이라는 소리 그릇을 이용할 창작 음악제다. 새로운 작품 발표, 작곡가 발굴, 서양음악 앙상블과의 만남, 관현악과 실내악의 조우, 설치미술?사운드아트 등 이종 장르와의 교접 등 그간 국악계에서 중요시해 온 창작이라는 과제와 숙제를 한자리에서 해결해 보는 실험의 시간이자 검증의 시간이 될 것이다.

송현민 음악평론가. 월간 ‘객석’ 편집장. 급변하는 음악 생태계에 대한 충실한 ‘기록’이 미래를 ‘기획’하는 자료가 된다는 믿음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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