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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호 Vol.370

손안에 들어온 국악관현악

예술배움 | 2020 국립극장 ‘오예 : 오늘의 예술, 5분 예술’

 

 

어렵게만 느껴지던 국악관현악이 즐겁고 유익한 이야기와 함께 손안에서 울려 퍼진다.
9월 말부터 네 차례에 걸쳐 공개된 ‘오예’ 국악관현악 편 덕분이다

 

‘오예’로 만나는 국악관현악
2020 국립극장 ‘오예: 오늘의 예술, 5분 예술’(이하 ‘오예’)은 일상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5분 내외의 짧은 영상으로 만든 전통예술 교육 콘텐츠다. 전통예술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면서 입문자들이 한결 쉽고 재미있게 전통예술의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7월에는 창극의 참맛과 이모저모에 대해 알려주는 ‘오예’ 창극 편이 국립극장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TV를 통해 공개돼, 창극을 궁금해하는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렇듯 성공적으로 데뷔한 ‘오예’가 이번에는 국악관현악과 손잡았다. 지난 9월 24일부터 매주 목요일 총 네 차례에 걸쳐 ‘오예’ 국악관현악 편을 공개한 것이다. 국악관현악은 다양한 전통 국악기를 아우르기에 그만큼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국악 장르다. ‘오예’ 국악관현악 편은 7월 창극 편과 마찬가지로, 초심자 입장에서 국악관현악의 매력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친절하게 제시했다.


9월 24일 선보인 1편 ‘우리 음악은 처음이라서’는 기대에 걸맞게 국악관현악에 대한 개념을 알리는 것으로 출발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 김인수(타악), 김보들샘(피리) 단원은 국악관현악을 “관악기·현악기·타악기 등 전통 국악기로 창작곡을 연주하는 대규모 합주 편성 음악”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국립극장 설립 45주년을 맞이한 1995년에 창단된 국립국악관현악단에 대해 소개했고, 창단 후 25년간 쌓아온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레퍼토리를 읊었다.


‘오전 11시에 만나는 고품격 국악 브런치 콘서트’라는 콘셉트로 대중가수, 뮤지컬 배우, 소리꾼 등 다양한 음악인과 함께 만들어온 ‘정오의 음악회’는 2009년부터 줄곧 인기를 끌고 있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대표 공연이다. 이와 함께 예술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을 다양하게 재해석하는 ‘관현악 시리즈’, 어린이 음악회 ‘아빠사우르스’ ‘엔통이의 동요나라’ 등 국립국악관현악단만의 특색 있는 레퍼토리가 줄줄이 소개됐다. 이 중 김인수 단원은 2018년 6월에 펼쳐진 ‘베스트 컬렉션-박범훈’을, 김보들샘 단원은 2016년 입단 직후 참여한 ‘2016 상주작곡가: 김성국·정일련’을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국악관현악의 ‘흥’에 빠져들다
2편 ‘피리와 친구들’은 김보들샘 단원과 함께 전통 관악기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입담 좋은 그가 참석자들에게 전통 관악기에 대해 설명한다. “피리는 크게 향피리·세피리·당피리로 나뉩니다. 향피리는 가장 보편적으로 연주되는 대표적 피리로, 당피리보다 가늘고 세피리보다 굵지요. 음량이 커서 주로 관악 합주 혹은 관현악에 편성되며, 피리로 연주되는 전체 곡의 90퍼센트 이상을 향피리가 담당합니다. 한편 세피리는 향피리보다 가는 피리로, 음량이 작아 소규모 실내악인 줄풍류나 성악곡 반주에 주로 사용됩니다. 악기가 작은 만큼 연주하기 가장 어려운 피리로 꼽히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당피리는 중국에서 들여온 피리로, 관이 가장 굵어 음량이 크고 음색도 꿋꿋해요. 그래서 당악·제례악 등 야외에서 연주하는 음악에 많이 쓰인답니다.” 


김보들샘 단원은 각 피리를 직접 연주하며 소리의 차이를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당피리는 가장 우렁차며 힘찬 소리가 났고, 향피리는 깊이 있는 진중함을 선사했으며, 세피리는 한층 부드럽고 세심하게 다듬어진 맵시를 뽐냈다. 또한 국악기 중 음량이 가장 큰 관악기인 태평소와 유일하게 화음을 연주하는 악기인 생황도 시연해 전통 관악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었다. 


3편 ‘우리가 잘 몰랐던 타악기’에서는 김인수 단원이 전면에 나섰다. 제목 그대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국악 타악기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그가 가장 먼저 선보인 타악기는 운라로, 나무 받침대 위에 구리로 만든 둥근 접시 모양의 작은 징이 17개나 달려 있었다. 나무망치로 징을 치자 각각의 음률이 울려 퍼졌는데, 실로폰처럼 청명한 소리가 났다. 전통 운라는 징이 10개인데, 최근에는 더욱 다양한 음정을 내기 위해 17개로 수를 늘려서 사용한다는 이야기가 따라붙었다. 


“편경은 석회암과 대리석이 섞인 옥의 일종인 경돌로 만든 타악기입니다. 경돌을 다듬은 ‘ㄱ’자 모양의 경 16개를 쳐서 소리를 내고, 운라처럼 각각의 경에는 음률이 있지요. 제례악에 주로 사용됐으며, 최근에는 청명한 느낌을 중시하는 곡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어요. 뒤이어 등장한 편종은 편경의 경 대신 종이 붙어 있는 타악기예요. 각각의 종 가운데 부분에 동그란 모양이 있는데, 반드시 이곳을 쳐야 올바른 소리가 나요. 마지막으로 소개된 축·어는 모양부터 쓰임까지 아주 독특한 악기로 축은 음악의 시작을, 어는 음악의 끝을 알리는 타악기랍니다.” 


평소 쉬이 접할 수 없는 악기에 김인수 단원의 재미난 설명이 더해지니, 보는 내내 국악관현악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이 샘솟는 듯했다. 


10월 15일에 업로드된 4편 ‘너와 나의 시간’에서는 김인수 단원과 김보들샘 단원의 합주가 펼쳐졌다. 작곡가 원일의 곡 ‘간間’이 연주곡으로 선택됐다. 김보들샘 단원이 향피리로 아름다운 선율을 풀어내자, 김인수 단원이 그 위에 징·북·심벌즈 박자를 올렸다. 향피리가 낼 수 있는 다채로운 음역대, 이에 맞춰 잘게 쪼개지는 타악기의 박자감이 끈끈한 조화를 이뤘다. 마침내 5분여 연주가 마무리됐고, ‘오예’ 국악관현악 편을 이끈 두 단원은 ‘랜선 관객’을 향해 단정하게 인사했다. 영상을 모두 감상하니 조만간 국악관현악 공연을 현장에서 관람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무래도 내년 6월까지 이어지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2020-2021 레퍼토리 시즌 공연 목록을 눈여겨봐야 할 듯하다.

 

강진우 객관적인 정보와 색다른 시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사와 문화 칼럼을 쓴다.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현안과 분야에 몰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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