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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8월호 Vol.367

길었던 기다림을 풀고

깊이보기 둘 | NT Live·해외초청작·연말기획공연·재단법인 국립예술단체


NT Live ‘시라노 드베르주라크’ ⓒMARC BRENNER


쉼 없이, 꾸준히 준비해 온 NT Live·해외초청작·재단법인 국립예술단체 공연. 그리고 새롭게 꾸려질 연말기획공연이 관객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다

NT Live에서 만나는 고전의 향연
코로나19가 바꾼 전 세계 공연장 풍경 하나는 온라인 스트리밍, 무관중 생중계 등 공연 영상의 상영이다. 이와 함께 영국 국립극장의 NT Live를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늘었다. 공연 영상의 본보기를 제시하는 NT Live가 찾아온다. 2020-2021 시즌, 국립극장 무대에 오를 작품은 총 네 편이다.
2020년 10월 프랑스 문호 에드몽 로스탕의 대표작 ‘시라노 드베르주라크’가 관객을 맞는다. 19세기 프랑스 연극사에서 큰 인기를 모은 연극으로 기록된 이 작품은 17세기 실존 인물 시라노를 주인공으로 한다. 에드몽은 시라노가 가진 외모의 특징인 ‘큰 코’에 착안해, 외모 콤플렉스로 인해 고백조차 하지 못하는 남자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만들었다.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서 프로페서 X를 연기한 제임스 매커보이가 시라노로 분한다.
같은 달 상영될 ‘예르마’는 스페인의 국민 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품이다. 로르카는 스페인 시인 중 가장 혁명적이고 낭만적인 시인이라 평가받는 작가로, ‘예르마’의 주인공 역시 그러하다. 주인공은 사랑 없는 결혼생활로 인해 아이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이는 남편에 대한 증오로 변해 결국 남편을 목 졸라 살해하게 된다. 이번에 NT Live로 만날 ‘예르마’는 4면 유리벽과 장면마다 변하는 바닥이 특징이다.
2021년 봄 NT Live는 셰익스피어의 무대다. 3월 선보일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한여름 밤의 꿈’. 요정의 실수로 뒤죽박죽된 커플들의 사랑 이야기인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가장 자주 공연되는 작품이다. 이번에 상영되는 버전은 니컬러스 하이트너가 연출한 버전으로, 요정들은 천장에서 내려온 공중 천을 타고 묘기를 선보인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주목할 만한 점은 관객 참여에 있다.
이번 시즌 NT Live의 대미는 셰익스피어의 대표 비극 ‘리어왕’이 장식한다. ‘리어왕’은 노년의 왕이 자식들에게 영토(권력)를 양도하면서 일어나는 비극으로, 이번에 상영되는 원전에 충실하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볼거리는 주인공인 이언 매켈런의 연기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 간달프로 국내에 알려진 그는 분별력과 권력, 가족을 잃어 비참한 말년을 보내는 왕을 연기한다.

티아구 호드리게스연출 ‘소프루’ ⓒCHRISTOPHE RAYNAUD DE LAGE


오래 기다린 해외초청작
코로나19가 바꾼 또 하나의 공연장 풍경은 해외 공연의 취소지만, 새롭게 시작될 시즌에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담아 두 편의 해외초청작을 꾸린다.
2021년 4월 선보일 작품은 ‘소프루’다. ‘소프루’란 ‘한 줄기 바람’ ‘숨’ ‘호흡’ 이란 의미의 포르투갈어. 작품의 주인공은 프롬프터 크리스티나 비달이다. 프롬프터란 배우들이 대사나 동작을 잊었을 때, 객석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사나 동작을 속삭여 알려주는 사람. 비달은 39년간 프롬프터로 활동한 실존 인물로, ‘소프루’는 비달에 대한, 프롬프터에 대한, 그 외 보이지 않는 모든 스태프에 대한, 궁극적으로 소멸하는 모든 것에 대한 헌사와도 같은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티아구 호드리게스는 ‘소프루’를 통해 사라지고 있는 극장과 문화유산을 환기시키며, 이를 기억하고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6월 오르는 해외초청작은 중국 타오댄스시어터의 ‘4&9’이다. ‘4&9’는 출연하는 무용수의 인원수. 타오댄스시어터에서는 출연진의 인원수로 제목을 정하기로 유명한 단체로 출연진의 인원수를 강조하는 건, 한편 주제나 내용에 함몰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히기도 한다. 대신 그들은 무용의 본령인 몸에 집중하는 듯하다. 신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자세, 음악에 감응하는 본능적인 동작, 그리고 개별적 존재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조화, 혹은 부조화다. 이번에 선보일 ‘4&9’는 네 명이 등장하는 ‘4’와 9명이 출연하는 ‘9’의 두 작품이다. ‘4’에서는 네 명의 무용수가 일정한 리듬 속에서 따로 또 같이 움직임을 변주한다. ‘9’는 좀 더 급진적이다. 아홉 명의 무용수는 카오스의 세계에 던져진 존재들처럼 각자 자신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여기서 의미를 도출해도 되겠지만, 중요한 건 의미보다 감각이 아닐까.

재단법인 국립예술단체 공연과 새로운 연말기획공연
2020년 국립극장 창설 70주년과 2021년 해오름극장 재개관을 기념해 국립예술단체들도 특별한 공연을 선보인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순연됐던 국립오페라단의 ‘빨간 바지’와 국립발레단의 ‘베스트 컬렉션’이 무대에 오른다. 2020년 8월 공연되는 ‘빨간 바지’는 연출가 최용훈과 작곡가 나실인, 작가 윤미현의 작품. 1970~80년대 강남 큰손이라 불린 ‘개포동 빨간 바지’를 주인공으로 부동산 투기 문제를 풍자적으로 풀어낸다. 국립발레단은 대표작을 모은 종합선물세트 ‘베스트 컬렉션’ 연습에 다시 돌입했다. 클래식 발레와 모던 발레 그리고 창작 발레를 비롯한 여러 작품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고르고 골랐다. 발레 문외한과 초심자에게 추천하는 뷔페식 만찬으로, 올 9월 공연된다. 2021년 5월에는 해오름극장 재개관을 축하하는 국립오페라단?국립발레단의 공연과 국립극단의 레퍼토리 작품 ‘만선’이 준비 중이다. ‘만선’은 자연과의 싸움에서 속절없이 패배하지만, 그럼에도 바다를 향해 출사표를 던진 어부 곰치의 여정을 그린다.
2020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약 한 달간,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 3개 전속단체가 합동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연말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가제)을 선보인다. 2011년 국립극장 국가브랜드공연 ‘화선 김홍도’ 이후 9년 만에 국립극장의 3개 전속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공연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연출가 김광보와 작가 고연옥이 만나, 국립극장 전속예술단체 단원의 역량을 집약한 소리와 춤, 기악이 어우러는 종합극을 무대에 올린다. 일제강점기에서 6.25 전쟁 직후까지, 격동의 시절을 보낸 한국 최초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의 이야기를 소재로 제작한다. 2020년 12월.

글 김일송 공연 칼럼니스트, 이안재 대표 소사. 월간지 ‘씬플레이빌’ 편집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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